경험은 인식을 만든다. 인식은 입장을 구성한다. 목표는 정해졌다. 의지는 가보지 않은 곳 너머를 비춘다. 변하지 않는 사실 하나, 시간은 나의 편이다. 열 스무 길 사람 속을 걸어 지도를 얻는다. 선택을 선택하며 헤아릴 수 없는 낮과 밤이 깎여져 나간다. 모든 것은 믿음의 문제. 흩어지는 확신 위로 모래를 덮는다. 가시덤불이 무성하던 자리에 반들한 손잡이와 문고리가 생긴다. 서슬 퍼런 시간은 사라지고 완성된 명패가 남는다. 중심이 잘 잡힌 한 점의 오브제로 지금, 여기에 있기까지 봉인된 서사의 내력이 훤하다. 살아남은 자, 기억의 중첩, 이야기하지 않아도 되는 이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