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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옷을 잘 입은 사람을 보면 ‘태’가 난다고 이야기한다.

‘態(태)는 한자로 모습을 말하는데 즉 모양이 난다, 핏이 난다 라는 말과 비슷하게 쓰인다.
‘태’라는 단어를 조금 더 뜯어보면, 능할 능(能)에 마음심(心)이 아래에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즉 마음이 능한 것. 즉 모양은 마음이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영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중의 한 사람인 폴 스미스도 이런 것을 알았을까.
그에게 패션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그는 이렇게 말했다.

“패션은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입니다”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말이다.
즉 패션이란 자신의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강하게 믿고 행동하는 것이며 그런 마음이 있다면 누구나 패션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말이다.
‘태’를 영어로는 ‘ VOICE’라고 번역한다는 것을 아는가. 예를 들어 능동태는 Active voice라고 하는 식이다. 즉 결론을 내보면 나의 모양 (나의 태)은 나의 목소리라는 것이다.
실제 폴 스미스는 엉뚱한 패션을 자신만의 톤으로 펼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밑을 잘라 내버린 것처럼 댕강 자른 넥타이를 선보이는가 하면, 모자가 앞에 달린 후드 티를 선보이기도 했고 포켓 위치가 다른 정장을 선보이기 도 했다. 한마디로 엉뚱한 악동이었다. 시쳇말로 이러한 ‘똘끼’는 어쩌면 디자이너의 숙명이자 장점일지 모른다. 남다른 시도라면 내노라는 미국 디자이너 랄프 로렌 역시 당시로는 상상할 수 없었던 원단을 막 접어놓은 듯한 두툼하고 커다란 넥타이로 그의 존재를 알리지 않았던가.
소위 그의 이 근.자.감 (근거없이 대단한 자신감)은 그의 인생을 관통하는 키워드다. 그는 대담하고 자신감이 있었지만 균형감을 가지고 있었다. 언젠가 한국의 남성 디자이너들이 세계로 나아갈 때도 그의 이러한 길을 참고로 하면 좋을 것이다. 물론 요즘은 폴 스미스가 살았던 때와는 다르다라고 말을 할 수도 있다. 맞다. 하지만 빨리 오른 길은 빨리 내려오는 법이다. 1935년 미 상위기업들의 평균 수명이 90년이었지만 지금은 불과 18년에 불과하다고 한 것에 주목하자. 폴 스미스는 한단 한단 벽돌을 쌓듯이 그의 성을 만들어 나갔다. 그래서 그의 생명력은 아직도 여전하다. 그저 성장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성장을 꿈꾼다면 같이 폴 스미스만이 가지고 있는 그의 태, 그의 목소리를 한번 들어보지 않겠는가

폴스미스에게서 알아야 할 4가지 Voice

1. 이륙 준비 기간

폴 스미스는 실제 아주 탄탄한 학습의 시간을 의도적으로 만들어 냈다. 영국에는 새빌로라는 양복거리가 있다. 왕족들과 귀족들이 수트를 만들어 입는 곳으로 유명한데 폴은 이곳에서의 재단 보조를 통해 패션에 입문했다. 이를테면 피카소의 아버지가 새의 발만 수백번 그리라고 했다는 일화와 비슷한 맥락이다. 그는 그의 패션 제국을 쌓아 올리기 위해 지난한 재단의 길과, 먼지 자욱한 새빌로의 생활을 거쳤다. 이러한 그의 궤적은 후배 디자이너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영국을 대표하는 여성 디자이너 중에 폴메카트니의 딸인 스텔라 메카트니가 있다. 그녀 역시 세계 최고의 디자이너를 꿈꾼 후 곧장 새빌로로 가서 먼지밥을 먹었던 것으로 유명하다.

2. 멈추지 않는 확대

그는 차근 차근 그의 제국을 확대해 나갔는데 이는 사업 확장의 정석을 보여준다. 먼저 그는 남성복으로 시작했고 이 남성복을 통해 지리적인 확장을 했다. 그는 1984년에 일본으로 전격적인 진출을 하여 큰 성공을 거두는데 이때의 성공이 지금까지도 동양에서 가장 많은 판매고를 기록하는 유럽 디자이너라는 영광을 그에게 안겼다. 당시 그에게는 희소성이 있었고, 그는 이런 위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하나의 브랜드가 지역을 넘어 국외에서 정착하기까지 20년이 걸린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니 그의 진출이 얼마나 선구적인 선택이 었는지 미루어 알 수 있다. 이어 뉴욕, 싱가폴, 필리핀 등으로 영토를 확장해 나갔다. 어느정도 지리적 확장이 이루어지자 그는 다른 영역으로 확장했다. 아동복을 시작한 후, 여성복으로 진출했다. 그는 여성복으로 진출하면서 폴스미스의 남성복을 구매하는 층의 15%여성이라는 통계에 주목했다고 한 바 있다. 이는 그가 사업을 진출하는 방식이 마구잡이가 아닌 순차적이고 전략적인 것 이었음을 말해준다.

3. 스타일 창조

폴은 단순히 남성복을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스타일을 가져오기 위해 애썼다. 오늘날 전세계인이 잘아는 영국의 팝아티스트는 널리 알려진 비틀즈다. 그는 여기에 착안했고 비틀즈의 세미 정장풍 이미지를 브랜드에 가져왔다. 이른 바 모즈룩 (Mods look)이다. 또한 그는 의식적으로 영국적인 디자인을 만들기 위해 애썼다. 그는 스타일의 중요성을 알았고, 이를 통해 비비안 웨스트우드와 함께 가장 영국적인 디자이너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그가 영국이라는 스타일을 잡자 그에게는 새로운 사업의 기회가 열렸다. 오늘날 폴스미스는 단순히 옷만을 만들지 않는다 옷을 넘어 엑세서리, 슈즈까지 아우르는 토털브랜드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많은 브랜드들이 토탈 브랜드가 되기 위한 꿈을 꾼다. 그런데 이 토탈 브랜드는 재기 발랄한 디자인 실력과 제품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문화와 철학을 담아낼 그릇임을 인정받아야 비로소 모든 라이프 스타일을 디자인할 자격이 주어지는 것이니 말이다.

4. 관찰 그리고 또 관찰

폴 스미스는 어느날 그의 브랜드를 새롭게 이미지 메이킹 할 신의 한수를 발견했다. 자동차 브랜드 로버 미니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하기 위한 작업을 하다, 문득 여러 색깔의 실이 둘둘 감겨 있는 실 뭉치를 보았다. 그는 여기에서 절묘한 아이디어를 떠올린다. 일명 레인보우 패턴이라고 불리우는 ‘멀티 스트라이프 패턴’의 발견 (1997)이다. 이 형형색색의 패턴은 이후 물 흐르듯이 흐르는 스월(swirl)패턴으로 진화하여 폴 스미스의 아이덴터티를 만들어냈다. 멀티 스트라이프는 24가지 색상이 86가지의 선을 반복되는 패턴이다. 폴 스미스가 누구인지는 몰라도 이 패턴만은 누구나 인지할 정도이니 그 유명세를 짐작 할 수 있다. 그는 그의 이 값조차 알 수 없는 엄청난 브랜드 자산을 단지 관찰로 발견했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그는 관찰 하고 또 관찰하라고 하는 관찰 신봉자다.

누구나 자신의 방법은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먼저 걸어간 이의 길을 잘 알고 있다면 분명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폴 스미스(Paul smith)는 좋은 교과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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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지금 뭘하고 있는지를 모아서 나중에 펼쳐보면 이들이 뭘 할 수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단초가 되기도 합니다. ATL(X), 물 밑에 있고자 하는 것은 끝끝내 우리의 원칙이자 철학이지만, 역설적으로 이 과정에서 확보된 우리의 역량과 기록들은 우리를 물 위로 끌어 올릴 것입니다. 대항군, 병맛, 합리주의, 공리주의, 통섭, 진정성, 투명성, 헌신. 각기 다른 표현들이지만 솔직한 언어로 배너의 카피를 작성하고, 그 과정을 빠짐없이 기록하고, 치부 또한 거리낌 없이 노출하며. 미래에 투자하고, 헌신하는 것만이 지난 시간동안 한결같이 지켜왔던 사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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