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막을 걷어라 너의 좁은 눈으로 새로운 시장을 바라보자, 칸투칸의 행보 2

 

고글, 안경 그리고 선글라스와 칸투칸

비지에 강하다던 칸투칸, 스포츠 고글도 유명했다. 아니, 그 방식이 유명했다고 하자.
지게차가 깔고 가도 멀쩡하다는 내용의 상품페이지로, 고작 29,800원짜리 고글을 팔았다.
그리고 그게 아주 잘 먹혔다. 그때는 물론 2014년이니 이런 방식의 광고가 생소했다.
그래서 만 개나 팔았다.
자전거를 꽤 탄다는 사람들을 만나면 칸투칸을 알고 있었다. 한번은 어린 친구가 칸투칸을 알고 있길래 어찌 아느냐 물으니, 자전거 커뮤니티에서는 고글로 유명하단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은 빛에 그대로 노출된다. 쿨토시며 바리바리 볕 아래서 위장을 해도, 눈은 어찌할 수 없다. 그래서 죄다 고글을 쓰고 있다. 하지만 격렬한 운동에 비싼 돈으로 고급 고글을 살 수 없는 게 일반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 일반 사람을 겨냥한 칸투칸 29,800원짜리 고글은 다들 가벼운 마음으로 사서 쓰고, 또 사게 되는 제품이 되었다.

 

그리고 2018년 29,800원의 고글을 팔던 칸투칸이 99,800원의 안경을 판매하고 있다.

삼월 말 칸투칸의 사이트에는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 사이트의 얼굴인 메인 대장 배너에서 이제까지 나오던 직원 모델이 아닌, 웬 외국 남자의 얼굴을 크게 걸어두었다. 이제까지 칸투칸에서 당하는 모델 취급?은 다른 사이트들과는 달랐다. 제아무리 비싼 모델이라도 제품이 잘 나오게 얼굴을 댕강 잘라버려 몸만 사용하기 때문이었다. 그런 칸투칸에서 모델의 얼굴을 집중해 걸어놨다니?? 유심히 보니 그 모델은 안경을 쓰고 있었다. 아주 얇디얇은 안경.
“아이웨어는 패션의 기능도 하지만, 메디컬 제품에 더 가깝습니다. 인체에 직접 닿아 있고, 많은 시간을 착용하고 있으며, 생활의 불편을 덜기 위해, 시력을 보정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테는 가볍고, 단단하면서, 탄성도 좋고, 인체에도 무해해야 합니다. 오랫동안 사용해도 형태의 변화도 없어야 합니다.”
안경에 대한 생각을 바꾸자, 판매를 할 수 있었다. 칸투칸이 내놓은 일곱개 디자인의 안경은 총 무게 12g으로 신소재, 베타 티타늄으로 제작되었다. 거기다 29,800원짜리 스포츠 고글을 사면서도 아쉬움이 남게 만드는 패키지 부분을 대폭 강화했다. 소가죽 인 케이스를 사용하며, 배송부터 완전 다른 판매처를 떠올리게끔 제작되었다. 그 결과 3월 말 일곱 개의 디자인으로 판매 시작된 이 안경은 현재 패션 선글라스까지 포함하여 총 36개 제품으로 판매 수량 3천 3백 개.

 

약 반년 만에 매출 2억을 돌파한 것이다.

칸투칸은 저력이 단단하며, 무서운 곳이다. 물론 이 저력은 내부에서 발생하면서도 내부 외의 것이다.
칸투칸에서 처음 안경을 판매 시작했을 때도 역시나 의구심을 가지는 직원들이 있었다고 한다.
“몇 번이고 신사업을 시작하지만, 여전히 저항세력이 있기 마련입니다. 저 또한 온라인으로 못 파는 것이 없다지만, 안경까지 팔 줄은 몰랐습니다. 반드시 착용이 필요한 제품이라 생각했거든요. 뭐, 이렇게 말하고 나니 신발도 같은 맥락이라 느껴지네요. 신발을 처음 온라인으로 팔때도 그 시작에선 이런 생각을 했겠죠? 저항은 나쁜 게 아니라 당연한 겁니다. 그리고 이렇게 가능하단 것을 확인시켜주면 됩니다.”
칸투칸의 안경브랜드는 새로운 이름을 가지고, 신사업 군의 대표적인 주자가 되었다. 그것도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안경브랜드의 이름은 데포마주DEFORMAGE 약간의 조합을 거친 이 이름의 뜻은, 변형에서부터-라고 해석할 수 있겠다.
이 이름이야말로 칸투칸이 신사업을 향한 포부라고 생각된다.

간혹, 지금 뭘하고 있는지를 모아서 나중에 펼쳐보면 이들이 뭘 할 수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단초가 되기도 합니다. ATL(X), 물 밑에 있고자 하는 것은 끝끝내 우리의 원칙이자 철학이지만, 역설적으로 이 과정에서 확보된 우리의 역량과 기록들은 우리를 물 위로 끌어 올릴 것입니다. 대항군, 병맛, 합리주의, 공리주의, 통섭, 진정성, 투명성, 헌신. 각기 다른 표현들이지만 솔직한 언어로 배너의 카피를 작성하고, 그 과정을 빠짐없이 기록하고, 치부 또한 거리낌 없이 노출하며. 미래에 투자하고, 헌신하는 것만이 지난 시간동안 한결같이 지켜왔던 사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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