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로만 말을 해왔었는데

구좌는 정해져 있고, 성과는 고백을 허락하지 않으니.

입이 보살이다

 

우리는 배너를 매일 만듭니다. 작거나 크거나, 메시지를 담고, 동선을 짜고, 객잔을 꾸리고, 나그네를 유인하여 성과를 냅니다. 어떤 배너들은 그 인과를 설명하지 못한 채, UI에서 UX로, 초신성으로 1,2초 만에 사라지는 미신, 혹은 연기 같은 것이 됩니다. ‘생각에 관한 생각’, ‘넛지’와 같은 마치 마케팅이나 심리학처럼 보이는 것들이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하며, 권위를 지닙니다. 배너를 만드는, 카피를 쓰는, 사진을 찍는 사람들의 무의식적 습관들이 발현되면, 행동경제학자들은 중소상인부터, 거대한 다국적 기업이 습관적으로 소비자와 소통하는 과정을 ‘분석’합니다. 그들은 슬로건으로 말하고, 배너로만 말하는 습관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 맥락에 허용된 단어들은 정해져 있고, 시간도 제한되어 있습니다.

칸투칸은 천박한 언어를 배너에 담아 말하는 법을 배워왔습니다. 그것은 장똘뱅이 계급의 언어입니다. 또한, 온라인 배너 특유의 소멸을 염두에 둔 ‘폭발적인 훅’의 목적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것은 우연처럼 보이지만 일관된 고집으로 설계된 장기간의 저성과 캠페인이기도 합니다. BTL로서는 훌륭하지만, 훌륭한 브랜드로 거듭나기에는 부족합니다. 내일 아닌 당장을 목표합니다. 그리고 최종 표지판인 가격으로 직진합니다.
구좌는 정해져 있고, 성과는 고백을 허락하지 않으니. 배너는 어제를 이야기하지 않고, 내일을 이야기하지 않고, 지금 당장만을 이야기합니다.
아름답지는 않지만 밥줄이 걸려있는 당장입니다. 2018년 10월에 이르러 우리가 이런 태도를 훈련해왔다는 점에 안도합니다.

그런데,
건물의 엘리베이터에 고정배너를 건다던지, 매장의 입간판에는 조금 다른 태도를 취합니다. 아래는 우리가 온전히 칸투칸 빌딩을 사용하게 되었을 때, 고려되었던 이미지들입니다. 하나같이 별 직관적인 의미를 유추할 수 없는 이미지들입니다. 이것은 2016년에 제작되었습니다.

ATL과 BTL은 차이를 지닙니다. 브랜딩과 원페이지 마케팅도 차이가 큽니다. 단기성과와 장기성과도 차이가 큽니다.
뭘 할 수 있는 가를 보여주려고 애쓰지 않고, 지금 뭘 하고 있는지를 보여드리겠습니다.

간혹, 지금 뭘하고 있는지를 모아서 나중에 펼쳐보면 이들이 뭘 할 수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단초가 되기도 합니다. ATL(X), 물 밑에 있고자 하는 것은 끝끝내 우리의 원칙이자 철학이지만, 역설적으로 이 과정에서 확보된 우리의 역량과 기록들은 우리를 물 위로 끌어 올릴 것입니다. 대항군, 병맛, 합리주의, 공리주의, 통섭, 진정성, 투명성, 헌신. 각기 다른 표현들이지만 솔직한 언어로 배너의 카피를 작성하고, 그 과정을 빠짐없이 기록하고, 치부 또한 거리낌 없이 노출하며. 미래에 투자하고, 헌신하는 것만이 지난 시간동안 한결같이 지켜왔던 사명입니다.

 

글과 말은 다릅니다

말은 휘발되지만, 태도를 통해 본질을 드러냅니다. 글은 기록되지만, 레이아웃을 통해 본질을 합성합니다. 이 두가지가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이 칸투칸의 배너이며, 그것의 타겟은 한정되어 있고, 클릭하는 자와 클릭하지 않는 자 또한 결정되어 있습니다. 유치하거나 고상하고, 폭력적이거나 부드럽습니다. 애매하거나 단정적이고, 우습지만 여운이 남습니다.
칸투칸의 배너는 칸투칸의 말이며, 칸투칸의 얼굴입니다. 그리고 때때로 구속하지만 결국 그것을 모두가 만들 수 있도록 방치하는 것이 칸투칸의 차별화입니다.

칸투칸 배너를 학술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유익한 일입니다. 이현령비현령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배우는 사람에게는 학습과 반면교사가 되기도 합니다.
플랫폼의 독점에 의해, 광고로 뒤덮힌 온라인 세상에서 살아왔고,
이제는 플랫폼의 정치적 입장에 의해 광고가 사라질 수도 있는 온라인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모바일에 의해 말의 크기와 길이는 축소되고 있습니다.
차이가 별로 없는 곳에서 차이를 키워야 하는 환경입니다.
배경보다는 자격이, 자격보다는 실력이 점,점,점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간혹, 지금 뭘하고 있는지를 모아서 나중에 펼쳐보면 이들이 뭘 할 수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단초가 되기도 합니다. ATL(X), 물 밑에 있고자 하는 것은 끝끝내 우리의 원칙이자 철학이지만, 역설적으로 이 과정에서 확보된 우리의 역량과 기록들은 우리를 물 위로 끌어 올릴 것입니다. 대항군, 병맛, 합리주의, 공리주의, 통섭, 진정성, 투명성, 헌신. 각기 다른 표현들이지만 솔직한 언어로 배너의 카피를 작성하고, 그 과정을 빠짐없이 기록하고, 치부 또한 거리낌 없이 노출하며. 미래에 투자하고, 헌신하는 것만이 지난 시간동안 한결같이 지켜왔던 사명입니다.

More Stories
칸투칸 직원구매, 없어서 못 팝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