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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적으로 조용한 곳이 아니라 존재들이 최대한 조용한 곳

UFO 회의실이있는 인테리어 디자인

스페인에서 즐길 수 있는 디자인 호텔.

 

최근, 작업실을 구했다.

입주까지 앞으로 한 달 정도 남았다. 그래서 요즘은 작업실을 어떻게 꾸밀지 구상하는 재미에 빠져있다. 하지만 이 구상은 특이하게도 무엇을 들일지, 무엇을 배치할지에 대한 고민이 아니라 뭘 뺄 수 있을지에 관한 고민이다. 벽지나 장판도 작업실 꾸미기의 고려 대상이 아니다.

책상. 오직 책상만이다.

나는 오래전부터 작업실에 대해 이런 목표를 갖고 있었다.

1. 어떤 크기의 공간이든 정중앙에 책상 하나만 두기

만약 언젠가 한 층을 다 빌릴 수 있게 된다 해도 아무것도 없이 한가운데에 책상 하나만을 놓고 싶다. 내 로망이자 이상의 그림이다.

책상만이라도 제대로 꾸미고 싶냐하면 그것도 아니다. 공책 한 권 두지 않고 심지어는 컴퓨터조차 없이 그저 덩그러니 비워두고 싶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그곳엔 빈 책상과 나밖에 없고, 그날 가지고 들어간 노트와 연필 한 자루가 전부인 그런 공간 말이다.

결벽증이 있거나 깔끔한 걸 원하는 것도 아니다. 공사하다 중단된 건물이라도 문만 닫을 수 있다면 정리하지 않고 책상만 놓고 싶은 정도니까.

세련되고 미니멀한 모던 인테리어 역시 그 아름다움을 지키기 위해 시간과 노력이 채워진다. 오히려 그런 곳일수록 꼼짝없이 숨만 쉬어야 할 것 같은 중압감이 들기도 한다.

내가 원하는 건 예쁘게 잘 정돈된 작업실이 아니라 ‘정돈’ 조차 없이 자유롭게 빈 공간이다.

그리고 책상은 비어있는 나머지를 응축시키는 하나의 점이 되는 것이다.

고작 그걸 위해서 독립적인 공간씩이나 필요하냐는 의문이 들 수 있지만, 그런 공간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에 나는 더더욱 비워둘 수 있는 곳이 필요했다.

 

2. 현대 세상, 특히나 도시 공간은 지금 어디든 과포화 상태에 처해있다.

모든 것이 넘쳐나고 끊임없이 생겨나는데 소멸되는 것은 거의 없다.

당신이 점심에 사먹은 커피의 플라스틱컵 하나조차 우리가 죽어 가루가 될 때까지 저절로 사라지지 않는다.

다른 사람이 없는 내 방 안에 가만히 있어도 뭔가 계속 생겨나고 더해져 매순간 소란스러워진다.

혼자만의 공간을 찾으려 해도 완전한 사각이나 완전한 침묵이 가능한 곳은 없다.

꼭 사람이 아니어도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은 의미와 기능을 하며 역동중이기 때문이다.

신문 한 부만 있어도 어마어마한 양의 정보와 세상에 닿고 의식하게 되는 것처럼.

 

그런 가운데 나는 줄곧 침묵의 공간을 바라왔다.

진짜 물리적으로 조용한 곳이 아니라 존재들이 최대한 조용한 곳을 말이다.

첫번째 작업실은 다른 사람들과 같이 쓰는 곳이어서 그렇게 쓸 수 없었지만 두번째 작업실은 나혼자라 이상에 가깝게 꾸밀 수 있을 것 같다. 설레고 두근거린다. 꾸민다는 말이 어울리는지 모르겠지만.

 

자, 그러면 다시 책상이다.

이제 책상은 여느 방에서보다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딱 하나만 놓을 수 있다면 그건 어떤 책상이어야 좋을까?

재질은? 크기는? 높이는? 색깔은? 방향은? 두께는? 무게는?

이런 결정은 의외로 복잡하다. 새로 만날 책상도 최대한 조용한 녀석이면 좋겠다.

아직 이삿날까지 고민할 시간이 충분하니 꽉찬 내방에서 부지런히 상상해야겠다.

3. Surf Spots
Literally, douzens fo really good spots.

간혹, 지금 뭘하고 있는지를 모아서 나중에 펼쳐보면 이들이 뭘 할 수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단초가 되기도 합니다. ATL(X), 물 밑에 있고자 하는 것은 끝끝내 우리의 원칙이자 철학이지만, 역설적으로 이 과정에서 확보된 우리의 역량과 기록들은 우리를 물 위로 끌어 올릴 것입니다. 대항군, 병맛, 합리주의, 공리주의, 통섭, 진정성, 투명성, 헌신. 각기 다른 표현들이지만 솔직한 언어로 배너의 카피를 작성하고, 그 과정을 빠짐없이 기록하고, 치부 또한 거리낌 없이 노출하며. 미래에 투자하고, 헌신하는 것만이 지난 시간동안 한결같이 지켜왔던 사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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